2004년 KBS공채 4명의 장애인 성우 탄생
대상 윤선아, 성우는 물론 라이브짱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가창력도 뛰어남
2008년 '윤선아의 노래선물' KBS 제3라디오 ( AM 639㎑ )
저서 : 나에게는 55cm 사랑이 있다.
장현진 ( 시각장애 1급 )
유균영 ( 시각장애1급 )
정재은 ( 지체장애1급)
▶장애인 방송인선발대회에서 성우로 뽑힌 유균영.장현진.윤선아.정재은씨.(사진 (左)로부터) [김태성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7시 KBS 본관 라디오 공개홀. 200여명의 방청객이 공개홀을 가득 메운 가운데 1.2차 예선을 거쳐 올라온 11명의 장애인이 성대모사.개그.사투리.모노 드라마.시 낭송.모창 등으로 자신의 끼를 한껏 발휘했다. 1시간여 열띤 경쟁 끝에 한국 방송 최초로 네명의 장애인 성우가 탄생했다.
대상을 받은 윤선아(尹宣牙.25)씨는 "오랫동안 성우나 라디오 진행자를 꿈꿔왔는데 이제 그 꿈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막 떨린다"면서 "예쁘게 키워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尹씨는 "아직도 이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그래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점자를 만지며 감정을 집어넣어 대본을 읽는 것을 보고 같은 장애인이지만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979년 대전에서 태어난 尹씨는 뼈가 달걀 껍질처럼 쉽게 부스러지는 희귀병을 앓아 키가 1m20㎝밖에 안 되는 지체1급 장애인이다.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9년 배재대 동양화과에 입학했으나 2학년 때 학업을 접고 음반취입 계획을 세웠을 정도로 방송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이후 라디오 진행자를 꿈꾸며 개인 인터넷 음악방송(윈앰프)을 운영하다 이 방송의 팬이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02년 12월 결혼했다.
이날 선발대회에서 尹씨는 기본 낭독능력 외에도 X파일의 여주인공 스컬리,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의 옥희, 전원일기의 일용 어머니, 백지연씨 등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모사해 '천의 목소리'를 과시했다. 그리고 주현미씨의 '눈물의 부루스'를 불러 방청객의 환호를 받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2000년 배재대 가요제와 지난해 KTF가 주최한 '라이브 짱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자신의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한국방송이 첫 전파를 발사한 지 77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KBS 제3라디오(서울 AM 639㎑)가 개최한 이날 선발대회에서는 尹씨 외에도 '목소리의 마술사' 세명이 더 선발됐다.
장현진(張絃眞.28.시각장애1급)씨는 성경 시편 23편을 경상도 사투리로 소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면서 우수상을 받았다. 유균영(柳均永.39.시각장애1급)씨는 유명 인사들의 성대 모사로 장려상을, 정재은(丁在恩.23.지체장애1급)씨는 박경림의 '댄스의 늪'을 멋진 율동과 함께 노래해 인기상을 받았다.
이들 네명의 장애인은 앞으로 KBS 제3라디오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MC나 낭독자 등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하게 된다. 제3라디오는 앞으로 능력있는 장애인 성우를 발굴하기 위해 선발대회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느새 100일이 됐네요. 참 기뻐요. 어렸을 때부터 방송을 무척 하고 싶었습니다. 노래선물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신장이 작아 보통 사람의 가슴정도 밖에 오지 않을 만큼 왜소한 몸이지만 목소리만큼은 누구보다도 또랑또랑하고 밝은 엄지공주가 있다.
KBS 제3라디오(AM 639㎑) ''윤선아의 노래선물''(월∼일 낮 12:10~13:00, 고성균 PD)로 매일 청취자들을 찾아가는 DJ 윤선아씨(26)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애 1급을 극복하고 라디오 진행자로 변신한 지 오늘로 딱 100일을 맞았다.
KBS 제3라디오 ''윤선아의 노래선물''에는 날마다 다른 코너가 청취자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장애를 딛고 가수의 꿈을 이룬 나용희씨의 ''네 꿈을 펼쳐라'' 코너는 마음 속 깊이 갖고 있는 꿈, 지금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꿈 등 꿈에 대한 사연을 함께 나누는 코너로 장애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매주 인상깊은 영화 한 편을 선정해서 영화 속 명대사를 신파극 버전과 연변 버전으로 색다르게 바꿔보는 ''엘 포스트 유랑극단''에서는 청취자들이 추천한 기억에 남는 영화 속 명대사를 유랑극으로 감상하는 코너로 인기가 높다.
매일 진행되는 ''윤선아의 X파일''은 윤선아씨가 스컬리로 변신해 시사적인 내용을 재미있는 콩트로 꾸며보는 시간으로 윤씨의 기막힌 성대모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뼈가 쉽게 부서지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아 키가 120㎝인 장애인이지만 윤선아씨는 방송인의 꿈을 늘 잊지 않았다.
"장애를 느끼지 못했을 때부터 TV에서 리포터나 아나운서를 보면 무척 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내가 남과 다르다는 걸 느꼈고 신체장애임에도 할 수 있는, 입으로 하는 성우나 리포터 등이 꿈이었어요."
하지만 방송국의 인사 채용공고에 붙어있는 ''신체 건강한 남녀''라는 조건을 볼 때마다 꿈을 접으려 했던 것도 사실이다.
윤씨의 방송에 대한 열정은 유별나 개인 인터넷 음악방송(윈 엠프)에서 약 2년간 방송을 진행해 팬클럽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또 2001년인 대학교 3학년 때 음반 취입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생겨 가수 데뷔의 꿈을 접기도 했다.
2000년 배재대 가요제와 지난해 KTF가 주최한 ''라이브 짱 컨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자신의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인터넷 방송 DJ 경험
인터넷 방송으로 꿈을 키워가던 중 윤씨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야후에서 장애인 방송인 선발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았죠. 이게 기회다 싶어 부랴부랴 성대모사를 연습했어요.''''
윤씨는 지난 2월 열린 ''장애인방송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기본 발성능력은 물론, X파일의 여주인공 스컬리,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 전원일기의 일용 어머니, 아나운서 백지연씨 등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묘사해 ''천의 목소리''라는 평을 들었다.
장애인방송인 선발대회 대상으로 윤씨는 지난 4월 26일 라디오 봄 개편 때부터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의 단독 MC를 맡아 오랜 꿈을 이루게 됐다.
"윈 엠프에서 진행할 때는 주 청취층이 비슷한 또래인 10∼20대라 아무래도 편했어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방송 도중 팬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고 사연이 뜨면 바로 읽어주기도 했거든요. 지금은 3,40~50대가 주로 듣기 때문에 좀 신중하게 방송을 하는 편이죠."
꼬깃한 장애인 편지, 소설보다 진한 감동
20대이지만 3,40대 아주머니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처음에는 가장 힘들었다고. "아줌마들과 대화할 때 ''능글맞음''이 잘 안나와 대본에 많이 의지했죠, 쑥스럽기도 하고,특히 매일 진행하는 ''무지개 노래방'' 때 즉석에서 대화를 나눠야 해서 힘들었어요."
방송 100일째, 윤씨는 라디오의 매력에 대해 말한다.
"좀 더 가족적인 느낌이죠, 사연을 읽고 나서 몇 달 뒤 ''이렇게 됐어요''하며 또 사연을 보내올 때 친근함을 느껴요. 공감대와 교감이 잘 형성되는 것 같아요."
윤씨의 카페(http://cafe.daum.net/djssuna)에도 "휴가를 잘 다녀왔다, 아버지 생신이었다"는 등 청취자들의 글들이 올라와 있어 가족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방송을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함께 할 수 있어 좋아요. 또 라디오가 유일한 친구인 어려운 분들이 참 많거든요. 어떤 장애인 분이 전단지 뒷면에 사연을 구구절절 적어 봉투까지 만들어 보냈는데, 이런 게 진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꾸며낼 수 없는 소설보다 대단한 감동이구나 싶어 뿌듯했죠."
직장 접고 윤씨 매니저로 뛰게된 동갑내기 남편
마냥 소녀같이 밝은 윤씨의 모습은 든든한 후원자 때문.2002년 결혼한 남편이 있기에 한없이 행복하다고 전한다.
동갑내기 남편 변희철씨는 윤씨가 진행하던 인터넷 윈 앰프 방송의 애청자. ''주윤발''이라는 대화명의 남편은 윤씨에게 만나자고 온갖 협박을 다했다는 것. 결국 윤씨는 자신에 대해 장애인임을 밝힌 끝에 ''오프라인 만남''을 허락했다.
그 후 2년 정도 친구로 지내다 1년쯤 연애한 뒤 결혼에 골인했다. 시댁이 독실한 천주교 집안이라 큰 어려움 없이 결혼하게 됐다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윤씨의 방송출연 때문에 강릉의 직장을 접고 서울로 이사와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의 투잡스를 시작한 그녀의 남편. 친구처럼 지낸다는 윤씨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하다.
꾸밈없이 유쾌한 윤씨는 밝은 성격이 어머니 덕분이라고 전한다.
초,중,고,대를 부모님 등에 업혀 일반학교를 다닌 덕분에 장애에 갇혀 살지 않고 더 넓은 세계를 보게 됐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다른 형제들과 전혀 차이 없이 키워주셨고 나중에 학원이라도 하라고 한남대 미대에 보내 윤씨는 동양화를 전공하게 됐다. 학교 다닐 때는 그림그리는 것이 재밌지 않았다며 나중에 그리고 싶을 때 다시 붓을 잡겠다고 말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엄지공주
무지개노래방 반주를 맡고 있는 최동훈(36)씨는 "동화 속 엄지공주처럼 역경을 딛고 일어난 예쁘고 멋있는 공주"라고 윤씨를 평가했다.
자신이 장애인이지만 방송 진행을 통해 장애인을 더욱 잘 알게 됐다는 윤씨는 앞으로 TV방송에도 진출해 꿈을 이룰 당찬 포부를 밝히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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