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장애인고용에도 1등
한국고덴시(주)
지난 9월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포상이 있었다. 이날 한국고덴시(주)의 나카지마 히로카즈(中嶋郭和) 대표이사가 장애인고용에 앞장선 우수사업주로 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전북 익산에 자리 잡은 최첨단 광전자 기업 한국고덴시를 찾았다.
KTX를 타고 1시간 50분을 달려 도착한 익산. 호남지역 최대의 수출자유지역공단 안에 있는 한국고덴시는 첫 외양부터 무척 인상적인 기업이다.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벚꽃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넓은 부지에 샛노란 페인트로 칠해진 수십 개의 건물이 이어진다. 광반도체 회사답게 깨끗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공장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해준다.
국내 1위, 세계 5위 안에 손꼽히는 광반도체 소자 및 광센서 전문개발업체
한국고덴시는 호남지역 최대의 전자 기업으로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국내 1위 광반도체 소자 및 광센서 전문개발업체 한국고덴시는 1972년 일본 교토를 시작으로 1980년 한국 익산, 1992년 중국 심양을 생산과 기술의 거점으로 한, 30여 년의 역사를 통해 강화된 3국체제로 세계적인 광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 글로벌기업이다. 2005년 매출액이 1300억 원이 넘는 초일류기업으로 25년 넘게 이 지역의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고덴시의 상품은 어디서라도 쉽게 볼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 프린터, 복사기, 보안기기, 로봇, 정보통신기기, 산업자동화기기 분야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의 역할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채용 만족도 120%
한국고덴시가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일류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지역의 장애인 고용 전도사가 되고 있다. 한국고덴시는 2005년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장애인고용증진협약 체결 이후 청각장애인의 고용을 시작으로 장애인 고용률을 대폭 높여 현재는 상시근로자 701명 중 장애인근로자가 18명이다. 고용률 2.56%로 법정의무고용률 2%를 초과달성한 것이다. 이점을 인정받아 지난 9월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는 대표이사가 노동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장애인 고용을 처음 추진했을 때는 회사 내부에서 반대의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장애인이 근무하게 될 생산부서의 반대가 컸지요. 하지만 오랜 기간 설득과 체계적인 준비를 거쳐 장애인을 고용하게 된 후에는 이런 반대의견은 완전히 해소됐습니다.” 장애인 고용을 직접 진두지휘한 하요철 인사팀장의 말이다. 한국고덴시가 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표이사 및 경영진들의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반대의견과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담당자와 경영진의 의지로 뛰어넘을 수 있었다.
박용철 생산부장 역시 장애인 고용 1년 후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제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생산부서에 청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이 일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죠. 의사소통, 안전문제 등 무엇 하나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직접 함께 일해 보니 장애인들의 근무성과는 기대 이상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도 컸다. 한국고덴시와 고용증진협약을 맺은 후, 공단에서는 매주 1회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파견해 장애인과 부서원사이의 의사소통을 전달하고 있다. 또 청각장애인이 근무하는 부서의 관리자에게는 수화를 가르쳐주고 있다. 지체장애인을 위해서는 공단에서 지원하는 보조공학기기를 대여해주어 장애인이 근무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있다.
회사가 평가하는 장애인들의 근무성적은 어떨까? “장애인들의 1인당 생산성을 처음 예상으로는 비장애인의 70% 정도 수준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80~90%에 달하더군요. 그러니 결과적으로는 110~120% 만족하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대신 장애인고용장려금을 받게 돼 연간 6000만 원이라는 비용을 절약하게 됐다. 또한 직원들의 애사심 고취와 기업의 사회공헌 효과를 생각하면 장애인 고용을 통해 얻게 된 이득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저는 요청이 있으면 장애인 고용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면 기회가 될 때마다 강의를 나갑니다. 제가 경험해 본 것을 여러 기업과 나누기 위해서죠.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안하나 모르겠어요.” 장애인 고용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한국고덴시. 이 회사는 내년에 장애인 고용을 현재의 18명에서 45명으로 더 확대할 예정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국고덴시의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인다.
Q) 장애인을 고용하신 후 기업문화에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협약을 맺고, 장애인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한 것이 지난해 7월이니 1년 3개월이 되었습니다. 회사에 변화가 있다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다고나 할까요. 장애인 고용이 직원들의 감성순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함께 어울리고, 또 어려운 점이 있으면 먼저 도와주려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애사심도 높아지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진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죠.
Q) 장애인 고용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기업인에게 조언을 해주십시오.
건강한 사회, 건강한 회사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말합니다. 장애인을 고용하게 된 것은 이러한 기업의 사회공헌 측면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회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와 지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고마움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장애인 고용을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직원들의 감정순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할 수 있으니 고용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Q) 올해 초 입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사 소감과 담당업무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한국고덴시는 전북지역에서 제일 큰 기업 중 하나입니다. 곧 결혼을 앞둔 입장에서 안정적인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뤄 너무 기쁩니다. 지금은 105 리드커트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을 정밀하게 자르는 작업이라서 섬세하고 차분한 성격이 필요한 일이죠. 장애인들은 집중도가 높고, 꼼꼼하기 때문에 이런 첨단 전자제품 회사에서 일하는데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Q) 취업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장애의 정도와 작업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산성 측면에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똑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에 대한 마음가짐은 더 열정적이라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는 졸업 후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지금 이 회사에 일할 수 있었던 것도 경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이라고 의기소침해 할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경력을 쌓고 준비를 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